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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마치며..."


 
 
 

 


이번 전시는 안산 원곡동에 위치하고 있는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라는 공간에서 1,2차 전시가 이루어졌다. 이 공간은 새로운 삶과 예술을 실험하고자하는 예술가, 비평가, 전시기획자, 시민운동가, 노동자, 이주민 등이 함께 모여서 운영하는 공동체 공간이다. 이번 전시처럼 전시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어찌보면 안성맞춤적인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실제로 전시 중에 작가들을 비롯해 함께 미디어교육에 동참했던 이주노동자들, 안산의 시민운동가들 및 지역주민 등이 전시를 이루어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 개인전에서 다루기 좀 무거운 ‘전시’라는 주제를 택한 이유는 아직까지 미술창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나마 전시라는 틀거지만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도 없을뿐더러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갖기 위한 주요 수단이기도 한 까닭이다. 하지만 10년이 훌쩍 넘게 작가로서 활동하면서 해왔던 전시라는 것에 대해 꼭 한 번은 점검해보고 싶었던 부분이었기도 하다.
전시란 자체가 단지 전시를 위한 전시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는 건 아닌지, 그 가운데 예술가는 전시를 작가로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인지, 작가가 작가이기 위해서는 전시란 장치를 거쳐야만 되는 현실 등 뭐 그런 생각들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고자 했다. 그리고 전시라는 것이 때론 굉장히 소모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고, 너무 흔해버린 ‘전시’라는 것에 대해 굳이 한 번쯤은 전시를 통해 딴지도 걸어보고 싶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미로 전시에 관한 다른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듣고 싶었고, 그걸 다른이들과 나누어 보고도 싶었다. 그리고 동시대미술 또는 사회에서 전시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 의견들도 공유하고 싶었다.

1,2차에 거쳐 진행된 전시,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여러 이야기들, 예를 들면, “셀프영상인터뷰_‘전시에 관해 묻다!”는 10개의 질문을 던져놓고 관객 스스로가 문항을 읽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많은 이들이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들을 내놓았고, 신기하게도 80% 가량은 거의 같은 맥락에서의 답변들이었다. “삼자대면라운드테이블_‘입담”에서는 예술가, 평론가, 관객이 한 자리에 모여 저마다의 입장에서 전시에 관한 다양한 담론들뿐만 아니라 각자의 입장에서의 고민들을 이끌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자유롭게 토론의 자리가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부러 세부 안건 없이 진행토록 하였는데, 아무래도 셋팅된 여러 대의 비디오카메라(기록을 위한)의 무시무시한 눈, 번거롭게 이야기를 할 때 마다 거머쥐어야만 했던 마이크, 자리 배치 등의 문제와 너무나도 광범위한 주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알콜 없는 입담이 그 자리를 딱딱하게 만든 요인이 되어버려 실질적으로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자유롭게 오가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전시라는 주제로 개인전시를 연 작가의 입장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당장 아무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더라도 전시가 그러한 것처럼 아마 다음 전시에서 더 발전된 생각이나 아니면 또 다른 고민거리, 이야깃거리를 펼쳐 보일 것이다. 그렇건만, 다음번엔 보여주는 형식, 즉 전시라는 것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 이 민